문화유산을 찾아서

[스크랩] 꽁꽁 언 계곡 폭포 그래도 봄의 기운이

문근영 2014. 4. 15. 00:49

 

 

설연휴 기간동안 서울 근교 산을 찾았다. 이번 산행은 긴 종주산행이 아닌 그저 평소에 잘 가보지 못했던 탐방로를 찾아 느긋하게 여행하는 기분으로 나선 일정이었다. 체력적인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마치 뒷산을 산보하는 기분으로 계획한 산행이었다. 북한산 정릉 탐방지원센터에서 보국문쪽으로 오르다가 칼바위 능선으로 이어지는 코스는 처음 답사하는 길이였다. 북한산 칼바위 능선은 그동안 주로 수유리나 미아리 방면에서 오르던 코스였다.

 

하루는 불암산 탐방코스 중에서 얼어붙은 계곡 폭포수 옆으로 난 탐방로를 처음 찾아 오르기도 했다. 평소에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탐방로를 주로 이용하던 터라 이왕이면 처음 가보는 길을 답사해 보려고 마음 먹었다. 얼어 붙은 작은 계곡을 따라 오르며 발견하게 되는 낙엽이 쌓인 능선길이 겨울산행의 운치를 더해주는 느낌이었다.

 

 

 

북한산 정릉탐방지원센터에서 보국문으로 오르다가 칼바위능선으로 이어지는 탐방로에 있던 계곡의 작은 폭포

 

 

 

설연휴를 전후로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던 기온 탓인지 계곡 곳곳은 완전히 얼어붙은 상태였다. 작은 계곡의 경사진 물길과 폭포수를 이루던 곳은 어김없이 단단한 얼음으로 뒤덮혀 있는 모습이었다. 겨울산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장관이었다. 사람들이 잘 오고가지 않는 인적이 드문 탐방로는 조용한 산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공간이었다.

 

한적한 탐방로를 따라 칼바위 아래 길목까지 오른 다음에 칼바위는 타지 않고 바로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 방면으로 내려왔다. 이 코스도 참 오랜만에 답사해보는 코스였다. 이 코스를 답사해 본 지도 근 10년이 넘은 것 같았다. 오랜만에 찾은 코스였지만 옛 기억을 새롭게 되새김하는 느낌이었다. 이 코스에도 여름이면 시원한 폭포수를 이루는 곳이 있는데 역시 이곳도 얼음으로 뒤덮힌 모습이었다.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칼바위능선에 오르는 탐방로 상에 있는 빙폭

 

 

 

불암산 정규 탐방로 중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불암사에서 오르는 탐방로는 아기자기한 계곡이 좋은 곳이다. 이 탐방로 상에서 석천암으로 오르지 않고 깔딱고개 방면으로 난 탐방로를 따라 오르는 코스엔 특히 약 50m에 이르는 긴 폭포를 만날 수 있다. 비가 내린 여름날이면 맑은 양의 시원한 물줄기가 커다란 바위를 따라 아래 계곡으로 흘러 떨어지는 모습이 제법 볼만한 곳이다.

 

그래서인지 이곳 폭포 인근 바윗길 곳곳엔 사람들이 쉬고 간 쉼터의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삼삼오오 앉아 폭포를 벗삼아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간식을 먹는 공간으로 제격인 곳이다. 바위를 따라 형성된 물길은 경사가 심해서인지 하단부위는 얼지않은 상태로 작은 물줄기가 쉼없이 아래 계곡으로 흐르는 모습이었다. 

 

 

 

불암산 불암사 뒷편 계곡에 자리한 폭포. 빙폭 아래로 천년고찰 불암사 제월루가 내려다 보인다

 

 

 

꽁꽁 얼어붙은 폭포를 따라 이 물길의 수원을 찾아보니 불암산 정상 능선에서 두 갈래 작은 물줄기가 계곡을 이루며 흘러내리는 모습이었다. 능선 골짜기 작은 곳에 물이 모이는 연못이 생기고 이 연못이 조금씩 차고넘치면 아래 계곡으로 흘러드는 물길이었다. 상대적으로 수목이 울창한 여름철에는 쉽게 발견할 수 없는 헐벗은 자연의 모습이지 싶었다. 이 작은 연못들은 오히려 얼지않은 상태였다. 작은 물줄기가 끊임없이 땅속에서 흘러들고 있었다.

 

 

 

비록 계곡은 얼어붙었어도 나뭇가지에선 조금씩 봄의 기운이 움트고 있다

 

 

 

설연휴 기간동안 찾은 근교산 계곡의 작은 폭포는 대부분 빙폭을 이루고 있었다. 겨우내 조금씩 얼어붙은 것이 이젠 마치 빙하처럼 굳게 다져진 단단한 상태였다. 하지만 계곡은 모든 것이 다 얼어붙은 것만은 아니었다. 굳이 귀를 가까이 대지 않아도 얼음 밑으로 조금씩 흐르는 '쫄쫄거리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계곡가에 뿌리를 내린 나뭇가지에선 꽃봉우리가 움트고 있었다. 마지막 절기인 대한을 보내고 이젠 새로운 24절기를 다시 맞게 되는 계절의 변화는 어김없이 봄의 전령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듯 싶었다. 여전히 바깥공기는 차갑고 불어오는 바람은 매섭지만 생명의 근원인 흙 속에선 온화한 봄의 온기가 서서히 움트고 있었다.  

 

출처 : 트레킹 라이프
글쓴이 : 루덴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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