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진 늦가을에 핀 진달래꽃. 계절 감각을 잃어 버린 듯한 이 진달래꽃은 지난 일요일 북한산둘레길 산너미길 구간을 트레킹하다가 인적이 드문 숲길에서 우연찮게 발견했다. 꽃이 활짝 만개한 진달래꽃은 한 곳만이 아니었다. 진달래꽃 군락엔 여러 곳에서 분홍색 진달래꽃이 핀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황당하고도 신기하던지 그 자리에서 오래도록 진달래꽃을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
진달래꽃이 핀 지형은 서쪽 방향으로 뻗은 야트막한 산 능선에 자리해 오후 한낮 햇빛이 잘 드는 곳이었다. 대부분 낙엽이 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핀 진달래꽃은 그 자체로 신묘한 느낌마저 주었다. 계절의 순환주기에 반하는 꽃망울의 질긴 생명력에 그저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진달래가 피는 제철인 봄이 오려면 아직 4개월 정도나 남았는데 이 진달래는 성격이 꽤나 급한 녀석들인 모양이었다.
11월 13일 북한산둘레길 산너미길 구간에서 발견한 진달래꽃
가을 낙엽이 모두 진 앙상한 가지에 분홍색 진달래꽃이 군락으로 피었다
둘레길에서 가을 한낮 일광욕을 즐기던 장지도마뱀
북한산둘레길 중에서도 가장 인적이 드문 곳이어서 일까. 작은 장지도마뱀이 따사로운 햇살에 몸을 노출한 채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를 가까이 들이대도 잘 피하지 않는 이 도마뱀도 계절 감각을 잃은 진달래꽃 만큼이나 신비로운 존재였다. 보통 둘레길을 걷다보면 토종다람쥐나 청솔모 종류만 간혹 발견하곤 했는데 이날은 평소엔 보기 힘든 특별한 존재들을 만난 것이다.
이 날은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대자연 풍광과 더불어 그 속에서 예기치 못한 특별한 존재들을 만날 수 있었던 트레킹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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