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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관한 낮잠 한분순
생각을 누비고 기워 닳은 속내 해진 가슴 야무지게 꿰메어서 탁탁 털어 내다 넌다 그리운 곳 기웃대며 펄럭이는 마음 자락. 풀밭에 드러누워 뒹굴뒹굴 해바라기 슬그머니 치근대는 별 간지러운 웃음 머금고 사르르 눈뜨면 다시금 서울 이런, 낮잠 끝에 달아난 빨래. # 1970년대에 말레이시아의 원시림이 개간되면서 사라진 세노이부족은 <꿈의 부족>이라고 불리웠답니다. 세노이라는 원시부족은 아침 식사시간 마다 전날 꾼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그 모든 꿈의 내용을 일상생활에 적용시키는 부족이었다는 군요. 예컨대, 꿈속에서 타인을 때린 사람은 맞은 사람에게 용서를 구하고, 선물을 줌으로써 자신의 마음속 나쁜 마음을 상쇄하는 거지요. S. Freud는 꿈의 표상을 “낮의 잔재”라고 불렀답니다. 전 날이나 오랫동안 해소되지 못했던 체험이나 기억들에서 비롯된 표상들이 퇴적된 찌꺼기처럼 뒤 엉긴 채로 무의식 속에 남아 있다가 꿈으로 드러난다고 보았어요. 일상생활 속에서 억압된 욕망이 해소되지 않은 채로 오랜 시간이 흐르게 되면, 인간의 마음을 피폐하게 만든답니다. 꿈을 꾼다는 것은 더 이상 가두어 둘 수 없을 만큼 수위가 위험해진 댐의 물을 방출함으로써 수압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과정이랍니다. “그리운 곳 기웃대며/펄럭이는 마음 자락./풀밭에 드러누워/뒹굴뒹굴 해바라기/슬그머니 치근대는 별/간지러운 웃음 머금고” 있는 그곳은 바로 “고향”이며 유년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들이 살고 있는 행복의 저장고 이지요. 그러나 가고 싶어도 아무 때나 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달디 단 낮잠 속에서 잠시 다녀오고 있군요. “사르르 눈뜨면 다시금 서울”이고, “낮잠 끝에 달아난 빨래”가 아직 빨래 바구니 속에 있지만, 완벽한 주부 보다는 행복한 주부가 되어 보는 거예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수 dsseo@shing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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