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치는 반달곰에게>
인간의 오만 스스로 강대해지는 나라
수모를 겪던 반달곰, 발길에 채인 반달곰
외통수 절름발이의 북치는 법 배웠다.
너를 울리는 사랑 아예 없었느니라
고된 노동의 체벌 오늘도 계속되는 밤
버티라 살아 있으라 뻐대 곧게 세우라.
이 밤 까르르 부서지는 웃음 뒤 감춰진
큰 산 능선을 한껏 달릴 수 있을 때까지
단련된 세상 모서리 힘있게 두드려라.
<오종문 시인의 약력>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 태어났다. 1986년 사화집 <지금 그리고 여기>(혜진서관)에 「겨울 돈암동」 외 6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4년부터 ‘80년대시조동인’(정공량, 정수자, 이지엽, 정일근, 황인원, 오종문)으로 활동하며 4권의 사화집(<어둠은 어둠만이 아니다>(1987, 한국문연), <이 땅의 그리움을 알기 시작했다>(1990, 문학세계사), <세상에 저녁이 오면>(1995, 시간과공간사)을 발행했다. 시집으로 <오월은 섹스를 한다>(2006, 태학사), 6인 시집 <갈잎 흔드는 여섯 악장 칸타타>(1999, 창작과비평사)가 있다. 그 외 <이야기 고사성어> 전3권(1권 처세편, 2권 교양편, 3권 애정편. 2005, 현실과과학) 외 아동물 다수가 있다. 제28회 중앙시조대상(2009)을 수상했다. 현재 중앙일보 지상백일장 심사위원, 계간 <시조세계> 편집위원 및 반연간지 <시조춘추> 주간, 각종 시/시조잡지 평론 기고 및 시집 해설, 각종 시조백일장 심사위원, 2011년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활성화지원사업 심사위원(시조부문), (사)민족작가회의 및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우걸 시인의 해설을 본다 <북치는 반달곰에게> 이 시를 읽으면서 나는 이제 그의 실험들이 봉두난발의 길섶을 헤치고 나와 더 정갈한 서정시가 되기를 열망하는 기미를 보게 된다. 그렇다고 겉으로 순하고 아름답기만 한 시어들을 섬기는 나약한 서정 주의를 선택하려는 것은 아니라 좀더 치열한 시정신의 고양 속에서 승화된 한 편의 시조를 위해 그의 생은 바쳐지리라는 예감이 든다. 병든 상업주의에 대해, 이루어지지 않는 통일에 대해 노래하면서도 그의 시조들은 흥분하지 않는다. 맑다. 가락도 유연하다. 그러나 숨겨진 그의 가슴은 뜨겁다. 언더그라운드 가수 같은 오종문이 진정한 자기 무대를 갖고 영혼을 노래하는 깊고 아름다운 우리들의 스타가 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시인을 보면 실력이 있으면서도 타협이 싫어서 떠보지 못한 무명 가수의 뒷모습이 연상된다. 그만큼 침착하고 목소리가 낮고 내성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묘사는 겉보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그는 강하다. 그는 외향적이다. 그래서 그의 시조는 도전적이고 실험적이다 형식에서 제재에 이르기까지 그는 기성 시인들이 구획지어 놓은 모든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젊다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은 바로 그의 이러한 개성 때문이다.
<제주인뉴스 윤종남논설위원>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