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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 아침의 시 / 임윤식 - 담쟁이덩굴

문근영 2014. 1. 29. 17:39

 

 

이 아침의 시 / 임윤식
 
서대선
담쟁이덩굴
 
천애 절벽을 오른다
한 치 두 치 높이를 재며 기어오르는 자벌레
하늘 끝에 자일을 건다
 
다시 내려 갈 수 없는 외길
바위에 붙여 잠을 잔다
포타렛지*도 없는 암벽야영
 
손끝으로 더듬는 경전經典
얼마나 더 오르면 그 뜻을 깨우칠까
아! 멀고먼 면벽 수행의 길
늘 아슬아슬한 그 길
                             
 *포타렛지: 절벽 중간에 잠자거나 쉬기 위해 매다는 텐트
 

# 사람 사는 일이 식물과 다르지 않군요. “담쟁이덩굴”의 삶이 “다시 내려 갈 수 없는 외길/바위에 붙여 잠을 잔다/포타렛지*도 없는 암벽야영”이듯이 사람도 인생의 외길에서 다시 돌아 갈 수 없는 삶의 길을 내딛고 있는거지요. “천애 절벽을 오른다/한 치 두 치 높이를 재며 기어오르는 자벌레/하늘 끝에 자일을”거는 것처럼 우리도 중력을 지지대로 삼고 삶의 절벽을 한치 한치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덩굴식물들 중에는 자신을 지지해주는 나무와 공생하기도 하는데, 나무의 지나친 수분증발을 보호해주거나 지나치게 센 빛이나 센 바람과 사람들로부터 보호해주는 역할도 한답니다. 그러나 어떤 덩굴식물들은 지지하고 있는 나무에 기생하면서 이용만 하는 덩굴식물도 있고, 아예 자신을 지지해주는 나무를 고사시켜버리는 종류도 있다는 군요. 사람 사는 세상도 이와 같아 서로 공생하며 살아가는 경우도 많지만 타인을 이용만 하거나, 아예 상대방을 못살게 만드는 사람들도 있지요.
 
중력에 기대어 두 발을 땅에 붙이고 살아가는 지구라는 별이 최근 기상이변으로 쓰나미가 기습해오고, 홍수와 지진으로 경기를 앓고 있는 것이 어쩌면 인간인 우리가 지구와 상생하려 하지 않고 마구 파괴하고 괴롭힌 결과는 아닐까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수 dsseo@shingu.ac.kr)

 

-'문화저널21'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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