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아침의 시 / 이승은 |
목계(木鷄)
어둠이 어둠 밖에 비켜 앉을 때까지
몸의 말만 들어주느라 마음 귀가 멀어졌다
끝내는 말귀를 모르는 몸뚱이에 갇힌다.
내 것이 아닌 것도 내 것인 것도 없다
벼슬 더욱 붉어지며 죽지 세워 대질러도
털 하나 까딱 않는다 무심에 든 저 눈빛.
# “목계지덕(木鷄之德)”이란 나무로 만든 닭처럼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제어 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요. 덕과 기세가 충만하여 상대방은 그 모습만 보아도 도망갈 정도의 경지에 이른 상태를 의미한답니다.
“목계(木鷄)”는 장자(壯子)의 <달생 (達生)>편에 나오는 싸움닭이랍니다. 기원전 8세기 중국주나라에 닭싸움을 즐기던 선왕(宣王)은 당대 최고의 투계조련사인 ‘기성자’에게 자신의 닭을 맡기며 최고의 싸움닭으로 만들라고 주문합니다. 열흘 후에 왕이 싸움닭이 준비 되었는가를 묻자 “닭이 강하나 교만하여 제가 최고인줄 알아, 아직 멀었다”고 답합니다. 다시 열흘 후에 왕이 묻자 기성자는 ”교만함은 버렸으나 상대의 행동과 소리에 쉽게 동요하여 인내심과 평정심을 길러야 한다“고 답합니다. 다시 열흘 후에 왕이 묻자 “조급함은 버렸으나 눈빛이 강하여 제 감정 상태를 상대에게 다 보여, 아직 힘들다”고 답합니다. 40일이 되는 날 기성자는 왕에게 싸움닭을 올리며 답합니다. “상대가 아무리 소리 지르고 위협해도 반응하지 않으며, 어떤 도전을 받아도 혼란이 없는 평정심을 가졌으니, 마치 목계(木鷄)처럼 어떤 닭이라도 바라만 보면 도망칠 것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싸움닭들이 도처에서 푸드덕거리는 소리 요란합니다. “목계지덕(木鷄之德)”을 지닌 사람이 아쉬운 때입니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 교수 dsseo@shingu.ac.kr)
-'문화저널2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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