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 이영춘
슬픈 도시락
춘천시 남면 발산중학교 1학년 1반 류창수
고슴도치같이 머리카락 하늘로 치솟은 아이
뻐드렁 이빨, 그래서 더욱 천진하게 보이는 아이.
혼자 먹는 도시락,
내가 살짝 도둑질하듯 그의 도시락 속을 들여다 볼 때면
그는 씩- 웃는다
웃음 속에서 묻어나는 쓸쓸함.
어머니 없는 그 아이는 자기가 만든 반찬과 밥이 부끄러워
도시락 속으로 숨고 싶은 것이다.
도시락 속에 숨어서 울고 싶은 것이다.
'어른들은 왜 싸우고 헤어지고 만나는 것인지?'
깍두기 조각 같은 슬픔이 그의 도시락 속에서
빼꼼히 세상을 내다보고 있다
# 방학이 싫은 아이들이 있답니다. 학교에 다닐 땐 무상급식으로 점심을 먹을 수 있었지만 방학 동안은 점심을 굶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있어요. 기초생활 수급 대상의 아동들도 있고, 어린 나이에 집안에서 가장노릇까지도 해야 하는 소년소녀가장들도 포함되어 있어요.
소년소녀가장(少年少女家長)이란 부모님의 사망, 이혼 가출 등의 이유로 미성년자만으로 세대가 구성 되었거나 조부모와 같은 보호자가 있어도 노령, 질병, 장애등으로 부양능력이 없는 세대를 의미하지요. 소년소녀가장의 숫자가 줄지 않는 것은 가족체계의 붕괴가 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어른들은 왜 싸우고 헤어지고 만나는 것인지?'"를 아직은 이해 할 수없는 어린 나이에 보호받고 양육되어야 할 안전기지인 가정이 해체된 세상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슬픔의 깊이는 또 얼마나 될까요. "슬픈 도시락"을 먹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과 "슬픈 도시락"조차도 먹을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더욱 절실합니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 교수 dsseo@shingu.ac.kr)
- '문화저널2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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