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증기
박성준
내일 오후, 애인이 떠나면서 선물한 벽지로 그는 도배를 할 것인가
그들은 서로에게 던지는 평서문에 대해 고민을 하는가
선량하다 이악스럽다 해맑게 억세다 삐뚤빼뚤 피가 흐른다? 무슨 말을 시작해야 좋을까
다정한 주름 밖으로 성대를 잘라낸 개처럼 편안하게 웃는 것, 그들에겐 부족한 것은 없는가
목이 마를 때면 송곳으로 방바닥에 애인은 그의 이름을 긁어주곤 하는지
그들은 서로에게 무능해서 착한 사람들
왜 이별은 가벼워지기 위해 뿌리가 길까
―장석남 시배달『사이버문학광장 문장』(2013. 07. 08)
―시집『몰아쓴 일기』(문학과지성사, 2012)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흐르는 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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