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리
김주완
뾰족이 내민 돌부리는
사방을 향해 적의를 내뿜고 있다
누구든 와서 그에게 걸리면
살기 띈 눈을 치뜨고
순식간에 상대방을 쓰러뜨린다
얼굴이나 팔꿈치 혹은 무르팍
어디든 가리지 않고 생채기를 낸다
길을 가다가 갑자기
일순에 무너지는 황당한 몰락,
그러나 돌부리는 멀쩡하다
놈의 뿌리가
굳건하게 땅속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돌부리를 지켜주는
돌의 뿌리
ㅡ출처 : 시집『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문학의전당,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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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대상으로 쓴 시다
돌부리라는 존재, 길에 튀어나와 있어
행인을 넘어지게 하거나 다치게 하는 몹쓸 녀석이다
더러 걸려 넘어져 봤기에 눈에 선하다
화자는 이런 모습을
‘길을 가다가 갑자기
일순에 무너지는 황당한 몰락‘이라고 표현한다
재미있는 묘사다
예전에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자 화가 나서
돌부리를 발로 마구 짓밟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돌부리는 멀쩡한데,
어리석은 짓이다
그런다고 돌부리가 아파할 것도 아니고
오히려 발만 아프고 괜한 수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화자가 돌부리에서 보고 배우는 것은
자존을 지키는 일이다
심지 굳은 사람은 흔들리지 않듯이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크게 흔들리지 않듯이 말이다
은유적으로 나타낸 이런 시들이
대체로 교훈적이지 않나 싶다
일종의 아포리즘 같은 형식으로도 읽힌다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가우/박창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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