牽牛의 노래
서정주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
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
높었다, 낮었다, 출렁이는 물ㅅ살과
물ㅅ살 몰아 갔다오는 바람만이 있어야하네.
오! 우리들의 그리움을 위하여서는
푸른 銀河ㅅ물이 있어야 하네!
도라서는 갈 수 없는 오롯한 이 자리에
불타는 홀몸만이 있어야 하네!
織女여, 여기 번쩍이는 모래 밭에
돋아나는 풀싹을 나는 세이고……
허이언 허이언 구름 속에서
그대는 베틀에 북을 놀리게.
눈썹같은 반달이 중천에 걸리는
七月 七夕이 도라오기까지는,
검은 암소를 나는 먹이고,
織女여, 그대는 비단을 짜ㅎ세.
ㅡ『미당 서정주 시전집 1』(민음사,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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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전, 그러니까 지난 8월 26일은 칠석(음력 7월 7일)날이었다. 까마귀와 까치가 오작교(烏鵲橋)를 놓아 사랑하는 연인 견우와 직녀를 일 년에 단 하루만이라도 만나게 해준다는 바로 그날이다. 이 칠석(七夕)을 제재로 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가 미당 서정주의「牽牛의 노래」이다. 이 시가 실려 있는 미당의 둘째 시집『귀촉도』(선문사,1948)는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미당의 나이 33세에 발간되었다. 시인의 대리인물인 시적 화자인 견우가 직녀의 마음을 달래고 사랑을 건네는 도저한 이 낭만적 노래를 30대 초반의 나이에 불렀다니 믿기지 않는다. 1연의 “우리들의 사랑을 위하여서는/이별이, 이별이 있어야 하네”라는 저 역설과 반어가 2연, 3연, 4연으로 이어지는 서정의 점층적 확산은 가히 놀라울만한 기교다. 그리고 5연과 6연에서 보는 시적 화자인 견우(소를 먹이는 사내)와 청자인 직녀(베를 짜는 여인)가 처한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을 그리고 있는 대구의 표현 또한 절묘하다. 마지막 8연에서 화자인 ‘나는’과 대상인 ‘직녀여’가 놓인 행간의 위치를 보라. 노래의 마지막 숨결을 놓는 시의 수사적 솜씨와 리듬감은 또 뭐라고 해야 하나. 견우성과 직녀성 사이에 흐르는 우주의 은하수를 커다란 물살로 변용하여 마치 그네를 타듯, 거대한 우주의 줄넘기를 돌리듯 하는 미당의「牽牛의 노래」는 가히 탁발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ㅡ이종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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