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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유홍준] 푸른 가빠의 저녁

문근영 2013. 8. 28. 12:14

 

푸른 가빠의 저녁

 

유홍준

 

다섯 개의 오뎅을 먹고

꼬챙이를 세고 구겨진 돈을 냈네

 

푸른 가빠는 쓸쓸하고

아늑하고

푸른 가빠는 왠지 국물처럼 서러워

 

커다란 돌덩어리로 끄트머리를 눌러놓은 것 같은 청춘이 있었네

바람이 불면 그래도 들썽거리던 청춘이 있었네

 

푸른 가빠의 저녁

붉은 당근과

비릿한

오이와 매운 양파조각을 씹으며 나는 울었네

 

등받이가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울었네

맑은 소주잔처럼 엎드려 울었네

 

- 유홍준 시집,  『저녁의 슬하』, 2011, 창비시선330, (주)창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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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살아가면서 곤궁할 때가 있을 것이다

포장마차의 가빠처럼

바람이 불면 흔들리던 한 시절,

남은 지전 두어 장으로 오뎅을 사 먹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

비릿하지만 따뜻한 국물을 들이켜는

저녁.....

오뎅 국물이 목울대를 타고 넘는데

괜스레 눈물이 나던 시절,

쓸쓸한 가빠가 덮고 있는 포장마차에서

인생의 비린맛을  절감 해보며

덤으로 나온 안주인 오이와 양파를 씹으며

오늘도 누군가는 이 저녁

눈물겨운 소주 한 잔을 털어 넣는다

 

강물은 떠밀어도 더 빨리 흐르지 않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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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김경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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