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다리 사랑 - 문근영
달래 천 이쪽에서 저쪽까지
꼭 그만큼의 거리에 있는
너를 기다리는 일이 그랬다
맞잡은 물푸레나무 눈웃음이
물안개로 부풀어 오르더니
물결 매만지는 솔향이
좁고 가는 사랑을 섶으로 엮더니
휘감아 도는 물결에 쓸려갔다
한때 나는 너로 해서
너끈히 겨울을 날 수 있었으나
때론 그리움이 나를 견디게 하였으나
다시 장대비 쏟아지는 여름
물푸레나무 다릿발로 허물어진 너를
물 건너에 있는 너를
나,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나
*섶다리
물에 강한 ‘Y’자 모양의 물버들 나무를 거꾸로 박고 솔가지를 위에 씌운 뒤 다시 흙을 덮었다
보통 겨울철에 다리를 놨다가 여름, 큰물이 지면 떠내려가는 임시다리
출처 : 대구문학신문 - 시야 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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