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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원릉
대통령 선거철이면 명리학자들은 후보의 생년월일로 당선 가능성을 따지고, 풍수가들은 조상 묘 자리로 우열을 가립니다. 명풍수로 소문난 육관 손석우 도사가 ‘제왕이 나올 명당’이라며 수백억 원을 부른 자리에 선친의 묘를 옮긴 후보가 당선되어 이장효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금년 대선에는 선친의 묘를 옮기고도 3수도전에 실패한 후보가 있습니다. 풍수가의 안목 부족일까요?, 후보의 과욕이었을까요?
조선 왕조가 519년 역사를 유지한 것이 동구릉(東九陵) 터가 좋았기 때문이라 하기에 찾아보았습니다. 9개의 왕릉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동구릉은 우거진 숲과 개울, 잘 관리된 조경으로 답사뿐만 아니라 데이트 코스로도 일품입니다. 능의 구성 요소인 홍살문, 정자각, 비각, 봉분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능이 건원릉(健元陵)입니다. 조선왕조의 시조인 태조 이성계(1335~1408)의 능으로 홍살문을 들어서면 혼령만이 다니는 신도와 왕이 다니는 어도가 일직선으로 정자각 까지 뻗어 있습니다. 건원릉에는 제사를 올리는 정자각, 비석을 보호하는 비각, 능을 지키는 관리의 거처인 수복방 등이 온전하게 남아 있습니다. 봉분에는 잔디 대신 태조의 고향에서 옮겨 왔다는 억새가 거친 모습으로 북방의 바람을 일으키고, 문인석과 무인석 등 석조물들이 힘이 있어 건국 초기의 기상을 보는듯합니다.
펜화를 그리면서 기록화로서 역할을 위해 봉분을 가린 소나무 가지를 삭제시키고 홍살문과 정자각, 봉분의 크기를 조정하여 능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만들었습니다. 문화재청에서 비교적 보존이 잘되어있는 능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을 한답니다. 조상을 극진하게 모시는 우리민족의 정신까지 등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그림은 문화재청에서 29개의 능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하여 만드는 보고서(고급 능 소개 책자 형식)의 앞 부분에 이미지 페이지로 주문을 받아서 그린것입니다. 영광이라고 생각하여 열심히 그렸습니다. 유네스코 심사위원들의 마음에 영향을 주어 심의 통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