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저 詩
성선경
어디서 내가 봤더라
분명 본 기억은 나는데
그 때도 분명 그랬는데
오늘과 똑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처럼
꼭 지금처럼
나를 확 끌어당겼는데
뭉클했는데
어디서 물어 본담
물어볼 때도 없고
머뭇거리다가
이마를 툭툭치며
아,
저,
씨,
말없이
머리만 끼적거리며
아, 저, 詩.
-[국제신문] 국제시단
▶성선경=1960년 경남 창녕 출생.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文·靑' 동인. 시집 '진경산수' '모란으로 가는 길' '몽유도원을 사다' '서른 살의 박봉씨' '옛사랑을 읽다' '널뛰는 직녀에게', 시선집 '돌아갈 수 없는 숲'이 있다.
〈시작 노트〉꽃 봄날, 모든 나뭇가지들이 꽃눈을 달아 봄이 되다. 꽃들이 몽우리 지는데. 아 저 詩 어디서 본 듯하다. 내게는 아주 익숙한, 아니 아주 낯 선 저 詩. 옆집 아저씨 같은, 너무 오랫동안 만났던, 너무 오랫동안 못 만났던, 저 詩. 어린 시절 옆집의, 그 옆집의 아저씨 같은, 아 저 詩.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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