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길상호]눈의 심장을 받았네

문근영 2011. 12. 19. 08:23

눈의 심장을 받았네


                    길상호


당신은
새벽 첫눈을 뭉쳐
바닥에 내려놓았네


그것은
내가 굴리며 살아야 할
차가운 심장이었네


눈 뭉치에 기록된
어지러운 지문 때문에
바짝 얼어붙기도 했네


그럴 때마다
가만히 심장을 쥐어오던
당신의 손,


온기를 기억하는
눈의 심장이
가끔 녹아 흐를 때 있네

 

 

―시집『눈의 심장을 받았네』(2010, 실천문학)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흐르는 물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