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정윤천
일찍 피려고 다투지 마라
더 많이 피려고 애쓰지도 마라
높게 피어서, 우러르게 하려 하지 마라
내려다볼 때마다
꽃은
제 향기로 몸을 버틴, 여문
씨방도 보여준다.
-시집『구석』(실천문학사, 2007)
▶정윤천=1960년 전남 화순 출생. 1990년 '무등일보'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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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보다는 최선의 길을 가라고, 천천히 살라고, 재빨리 반응하는 운명이 먼저 슬퍼진다고, 꽃이 향기로 버텨 씨방을 보여주는 겸손함을 시인은 '너'에게 말합니다. 꽃이 무분별한 미련을 남기지 않고, 이기려고 서두르지 않고, 더 많이 가지려고 애쓰지 않고, 탐하지 않아도 아름답듯이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나직나직 타이릅니다.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크게 열고 내려다보면, 꽃은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자신을 활짝 열어, 있는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비우고 나서야 채워지는 세상 이치가 '너'라는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권정일·시인 / 국제신문[아침의 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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