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함께읽기

[스크랩] 12. 가장 경박한 사람

문근영 2010. 10. 15. 08:58
가장 경박한 사람


                                                            ▼ 그림: Yumiko Nakazawa
가령 우리가 배불리 먹고 따뜻이 입으며 평생 아무 걱정 없이 살다가 죽는다고 하자. 죽는 날 사람과 뼈가 함께 썩고, 한 상자의 책도 전하는 바가 없다면 삶이 없는 것이나 진배없다. 이런 것을 삶이라고 한다면 금수(禽獸)와 다를 것이 없다. 세상에 으뜸가는 경박한 남자가 있으니, 마음을 다스리고 성품을 기르는 일을 ‘한가한 일’이라 하고, 책을 읽고 이치를 궁구하는 것을 ‘옛날이야기’ 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맹자는 말했다. ‘대체(大體)를 기르는 사람은 대인이 되고, 소체(小體)를 기르는 사람은 소인이 된다.’고. 저가 소인됨을 달게 여기니 난들 장차 어찌하겠는가?  -〈또 정수칠에게 주는 말[又爲丁修七贈言]〉 7-299

使吾人得飽喫煖著, 終身無憂以死, 死之日, 人與骨俱朽, 一簏之書無所傳, 猶之無生. 謂之有生, 則與禽獸無擇焉爾. 世有一等輕薄男子, 凡屬治心養性邊事, 目之爲閑事, 卽讀書窮理, 指爲古談. 孟子曰養其大體者爲大人, 養其小體者爲小人. 彼甘爲小人, 吾且奈何哉.


마음공부를 하라 하면 ‘한가한 소리 하고 앉았다’고 빈정댄다. 책을 읽으라면 ‘따분한 말 좀 그만 하라’고 한다. 온통 돈 벌 궁리, 부자가 되어 떵떵거리고 살 생각뿐이다. 결국 이룬 것 없이 죽어 몸뚱이가 식기도 전에 이름과 같이 잊혀진다. 자식들은 그 재물을 두고 싸움질을 한다. 속에 품은 생각의 크기가 대인과 소인을 가른다. 개돼지도 배부르면 기뻐한다. 개돼지도 별 걱정 없이 살다가 간다.

출처 : 이보세상
글쓴이 : 이보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