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권태원
오늘도 나는 바람이 불 때마다
먼지처럼 괴로워하였다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하지도 못하고
용서할 수 없는 것들을
잠들기 전에 용서하지도 못하고
그리운 사람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사랑이 끝난 뒤에야
그동안 사랑하였다고 고백하고
바보처럼 눈물의 나무 한 그루도 심지 못했다
살아가다가 사람이 그리운 날은
내 마음 산에 뻐꾸기 하나 키우고 살았으면
파도처럼 슬퍼졌다가
다시 외로웠으면
제비꽃도 외로워서 세상에 고개를 떨구는데
나는 지금 행복하다고
말하고 살았으면 좋겠네
▶권태원=1950년 부산 출생.
1984년 '심상'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팬지 꽃으로'(1987) '바다, 그리운 첫사랑'(2005) 등 7권.
제9회 한국해양문학상 수상.
시작 노트=아침저녁으로 가을 소리가 들린다. 하루에 한 번 만이라도 당신에게 가고 싶다. 가을에는 모든 것들이 그리워진다. 내리는 가을비 사이 그리운 얼굴들이 스며들고 있다
- 국제신문 [아침의 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우가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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