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된 詩

[스크랩] [박재도] 숲의 밖에서 보다

문근영 2010. 7. 30. 14:18

숲의 밖에서 보다

 

박재도

 

 

숲의 밖에서 보면
숲은 잔뜩 주문이 밀린
푸른 구름공장

 

비온 뒷날
햇살이 퍼지면
공장의 안쪽에서는
바쁘게
양수기 돌아가는 소리

 

유월이 오면 숲은
푸른 구름으로 쌓여가고
가끔은
쩡쩡
가지 부러지는 소리
숲의 바깥까지 들린다



시집 『자동점멸등』(한국문연, 2006)

▶박재도= 경남 고성출생. 1996년 '국제신문'신춘문예 등단. 시집'직립을 위하여' '자동점멸등'.

지구를 꽉 움켜잡고 제 뿌리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쑥쑥, 자라 오르는 나무들 거친 숨소리. 하늘을 찌를 듯 기세등등한 저것들이 바람을 가지고 놀아요. 무성한 초록 수식어로 각기 생김새대로의 계음을 노래하는 찬란한 숲, 밖에서 보면 처연해도 숲속에는 날고뛰고 기는 놈 할 것 없이 생야단입니다. 엉큼한 놈, 약은 놈, 어리석고 순한 별의별 것들이 공존하느라 쑥덕쑥덕 구시렁구시렁 거리는데요. 새들은 저들끼리도 싸우나봅니다. 지지배배 욕질하고 까마귀는 깍깍 물고 부엉이는 서러워 울고 득도를 위한 목탁새는 목탁만 치고 셈 밝은 비둘기는 구구단만 외는데요. 여름날 숲속을 걸으면 저잣거리 지나 아이들 소리 해맑은 주택가 골목에 들어선 것 같아요.

-박정애 ·시인 / 국제신문[아침의 시]

 

 

* 날씨가너무 더워 숲에서 지낸 며칠이 더욱 그리운 날.........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우가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