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 법정유음法頂遺音 - 임보

문근영 2010. 6. 23. 04:26

♧ 법정유음法頂遺音 - 임보


한 분의 현자가 세상을 떴다

무소유의 화두로 한평생을 맑히던 선사

드디어 마지막 남은 육신마저 버렸다


밀려오는 사바의 물결

떨쳐버리기 어려운 ‘유명(有名)’을 피해

아무도 모른 산속의 너와집에 몸을 숨기던 그

이젠 적멸(寂滅)의 자유 속에 들어 평안하신가


生也一片浮雲起(삶은 한 조각 뜬구름 일어남이요)

死也一片浮雲滅(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 사라짐일 뿐)

생사의 경계가 없다고 하지만

돌아가는 길은 얼마나 적막한가


관도 만들지 말고

빈소도 마련치 말고

사리(舍利)도 찾지 말고

남긴 글들도 다 절판(絶版)하라는―


그의 유음이 너무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