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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山이야기] 다산선생의 묘제를 마치고 / 박석무

문근영 2010. 3. 1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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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의 묘제를 마치고


지난 주 4월 7일은 다산 서세 173주기여서 저희 다산연구소의 주관으로 선생의 묘소에서 묘제(墓祭)를 올렸습니다.

1836년 음력 2월 22일에 75세를 일기로 선생은 운명하셨습니다. 그날은 하필이면 15세와 16세로 결혼한 다산 부부의 결혼 60주년, 바로 회혼(回婚)을 맞는 날이었습니다. 회혼례를 지내려고 음식을 장만하고 가족이나 친척 및 제자들까지 모여 재미나는 의식을 거행하려던 참인데, 오전 11시경, 끝내 다산은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잔치를 치르려고 모였던 사람들이 임종을 하고, 초상을 치러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금년으로 네번째 맞는 묘제, 그날은 참으로 봄이 무르익은 봄날로, 사방에는 흐드러지게 꽃이 피었고, 묘제를 지내려 참석한 모두의 얼굴에도 환하고 밝은 봄볕이 완연히 비추었습니다. 250여 명에 이르는 참석자들의 정성으로 묘제는 정말로 엄숙하고 격식에 맞게 치루었습니다. 제사음식이나 제복은 절대로 지나쳐서는 안 되고 가장 검소하고 조촐하게 해야 한다던 선생의 뜻에 따라 매우 소박하고 검소하게 차렸지만, 다만 제례의 의식은 우리나라 전통 묘제의식에 전혀 손상이 없이 예와 법도에 맞게 제대로 진행하였습니다.

해마다 찾아오셔서 헌관으로 친히 헌작을 하셨던 선생의 6대 종손(宗孫) 정해경 옹이 80을 넘은 노인으로 건강상 나오지 못하고, 그 아드님인 7대 종손인 정호영씨가 나와 참례하였으니 다행한 일이었습니다. 생전에 차를 즐기셨던 선생을 생각하여 그날 제사에는 헌다례(獻茶禮)를 지냈는데 헌다관은 생전에 다산초당 다신계의 제자로 다산에게 차를 많이 선물하였던 제자 윤종진(尹鍾軫)의 6대 종손인 윤영상씨가 맡아주셔서 뜻이 깊었습니다. 또 압해정씨 종친회 정규수 회장이 종헌관으로 참석한 일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묘제 뒤에는 참석자들이 강당에 모여 추모강연회도 열었고 들차회 멤버들이 베푼 차 마시기에도 모두가 호응하여 잔디 위에서 벌인 잔치는 봄날의 아름다운 그림이었습니다. 이날은 바로 다산의 높은 뜻을 기리고, 다산정신을 기억해 우리 모두가 반성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랐습니다. 앞 정권의 비리와 부정이 탄로되면서, 리스트 공화국의 볼썽사나운 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요즘, 공직자들의 청렴정신의 회복이 아니고는 나라가 유지될 수 없다는 다산의 뜻을 기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묘소 앞에서 새삼스럽게 느끼는 마음, 타계한 지 173년인데, 아직도 나라의 꼴이 요 모양, 언제쯤 다산정신과 다산의 뜻이 제대로 현실에서 꽃피워질까요.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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