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돈이 되어선 안 되는 이유 / 박제영
사람들은 아무래도 궁금한 게 돈인 모양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대개 끝에 가서는 꼭 묻는다
근데 시를 써서 돈 좀 됩니까? 그럼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다 시가 돈이 되는 거라면 자본이 가만 있겠냐고
대기업이 그냥 있겠냐고 돈이 안 되니까 우리 같은 가내 수공업자들이 명맥을 유지하는 거 아니겠냐고 대기업이
뛰어들어 대량으로 찍어대고 대량으로 팔기 시작하면 그땐 우리 가내 수공업자들 다 망하는 거 아니겠냐고 그러면
또 묻는 거다 아니 시가 무슨 물건입니까? 그걸 어떻게 대량으로 생산합니까? 그럼 되묻는 거다 아니 돈으로 안 되는 거
봤어요? 그러니 시가 돈이 되어선 안 되는 거다
시집『뜻밖에』2008년 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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