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의 內簡體를 얻다 / 송재학
너가 인편으로 붓틴 褓子에는 늪의 새녘만 챙긴 것이 아니다 새털 매듭을 풀자 믈 우에 누웠던 亢羅 하늘도 한 웅큼, 되새 떼들이 방금 밟고간 발자곡도 구석에 꼭두서니로 염색되어 잇다 수면의 믈거울을 걷어낸 褓子 솝은 흰 낟달이 아니라도 문자향이더라 바람을 떠내자 수생의 초록이 눈엽처럼 하늘거렸네 褓子와 매듭은 초록동색이라지만 초록은 순순히 결을 허락해 머구리밥 사이 너 과두체 內簡을 챙겼지 도근도근 매듭도 안감도 대되 雲紋褓라 몇 점 구름에 마음 적었구나 한 소솜에 遊禽이 적신 믈방울들 내 손등에 미끄러지길래 부르르 소름 돋았다 그 만한 고요의 눈씨를 보니 너 담담한 줄 짐작하겠다 빈 褓子는 다시 보낸다 아아 겨을 늪을 褓子로 싸서 인편으로 받기엔 어름이 너무 차겠지 向念
송재학 시인
(주)
1. 언니가 여동생에게 보내는 내간체의 느낌을 위해 본문에 남광우의 『교학고어사전』(교학사, 1997)을 참고로 고어 및 순우리말과 한자말 등을 취했다.
2. 현대어 본문은 다음과 같다.
너가 인편으로 부친 보자기에는 늪의 동쪽만 챙긴 것이 아니다 새털 매듭을 풀자 물 위에 누웠던 亢羅 하늘도 한 움큼, 되새 떼들이 방금 밟고간 발자국도 구석에 꼭두서니로 염색되어 있다 수면의 물거울을 걷어낸 보자기 속은 흰 낮달이 아니라도 문자향이더라 바람을 떠내자 수생의 초록이 새순처럼 하늘거렸네 보자기와 매듭은 초록동색이라지만 초록은 순순히 결을 허락해 개구리밥 사이 너 과두체 내간을 챙겼지 도근도근 매듭도 안감도 모두 雲紋褓라 몇 점 구름에 마음 적었구나 삽시간에 游禽이 적신 물방울들 내 손등에 미끄러지길래 부르르 소름 돋았다 그 많은 고요의 눈맵시를 보니 너 담담한 줄 짐작하겠다 빈 보자기는 다시 보낸다 아아 겨울 늪을 보자기로 싸서 인편으로 받기엔 얼음이 너무 차겠지 向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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