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양귀비 꽃 머리에 꽂고/문정희

문근영 2009. 5. 21. 07:35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강물을 나눠 마시고 세상의 채소를 나누어 먹고
똑같은 해와 달 아래 똑같은 주름을 만들고 산다는 것이라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의 강가에서 똑같이 시간의 돌멩이를 던지며 운다는 것이라네

바람에 나뒹굴다가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나뭇잎이나 쇠똥구리 같은 것으로
똑같이 흩어지는 것이라네


-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 문정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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