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편지/ 정호승
오늘도 삶을 생각하기보다
죽음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봐 두려워라
세상이 나를 버릴때마다
세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나는
아침 햇살에 내 인생이 따뜻해질때까지
잠시 나그네 새의 집에서 잠들기로 했다
솔바람 소리 그친 뒤에도
살아가노라면
사랑도 패배할 때가 있는 법이다
마른 잎새들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내가 울던 날
싸리나무 사이로 어리던 너의 얼굴
이제는 비가 와도 마음이 젖지 않고
인생도 깊어지면 때때로 머물 곳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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