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삶의 종점에서 / 법정스님

문근영 2009. 2. 19. 10:08


살 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때 맡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물질이든 명예든 본질적으로 내 차지일 수 없다.
내가 이곳에 잠시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진정으로 내 것이 있다면 내가 이곳을 떠난 뒤에도
전과 다름없이 이곳에 남아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그러니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내가 평소 타인에게 나눈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로 쌓아 올린 덕행만이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오래도록
나를 이룰 것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베푼 것만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
옛말에 '아무것도 가져 가지 못하고
자신이 지은 업만 따를 뿐이다'라고 한 뜻이 여기에 있다.

간디는 일찍이 이와 같이 말했다.
'이 세상은 우리들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나누는 일을 이 다음으로 미루지 말라.
이 다음은 기약할 수 없는 시간이다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물소리 바람소리  (0) 2009.03.06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0) 2009.02.22
텅빈 충만 중에서  (0) 2009.01.29
법정스님의 글  (0) 2008.11.30
법정스님의 글  (0) 2008.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