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줄탁 / 도종환
모과나무 꽃순이 나무껍질을 열고 나오려고 속에서 입술을 옴찔옴찔 거리는 걸 바라보다 봄이 따뜻한 부리로 톡톡 쪼며 지나간다
봄의 줄탁
금이 간 봉오리마다 좁쌀알 만한 몸을 내미는 꽃들 앵두나무 자두나무 산벚나무 꽃들 몸을 비틀며 알에서 깨어나오는 걸 바라본다
내일은 부활절
시골 교회 낡은 자주색 지붕 위에서 세워진 십자가에 저녁 햇살이 몸을 풀고 앉아 하루 종일 자기가 일한 것을 내려다보고 있다
'다시 보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과에 놀아나다 / 유안진 (0) | 2008.11.14 |
---|---|
셀프 포트레이트 / 곽은영 (0) | 2008.11.14 |
절 / 이영광 (0) | 2008.11.14 |
수릭산, 도서실 / 변삼학 (0) | 2008.11.14 |
거짓말로 참말하기 / 유안진 (0) | 2008.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