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꽃에게 기도하다 / 윤여홍

문근영 2008. 11. 14. 01:21

꽃에게 기도하다 / 윤여홍

 

꽃이 저렇게 핀 것도

작년에 내가 시킨 말 때문이다

내 말에 침을 뱉고 씨처럼

흙속에 묻었던 때문이다

봄 햇살에 나의 몸살이 녹는다

열꽃이다 봄이 저절로 온 것이 아니다

분주한 세밑 별들도 나도

기다린 봄 때문에 마중하는 봄 때문에

나는 지금 머리가 맑다 몸살에 핏기가 돈다

저 꽃처럼 나의 시도 가을에나

영글 것이다 꽃도 꽃이지만

무화과 처럼 영글 것이다

 

시집 <꽃에게 기도하다> 2008. 시로 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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