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 배우식
할머니 웃으신다 하하하 할머니 한번 터뜨린 웃음을 참지 못하고 할머니 자꾸자꾸 웃으신다 하하하 할머니 주름진 입술 오므리고 하하하 웃음을 흘리신다 하늘은 캄캄한데 입 터진 할머니, 기막히면 웃음이 줄줄 흐르는 할머니, 눈멀어 캄캄한 내 눈 속에, 울음을 한 소쿠리 떨어뜨리신다 입속에 고인, 오물오물 고인 시디신 울음 하하하 캄캄한 내 눈 속으로 쏟아진다 붉은 잇몸이 눈으로 들어온다 내 눈 속에서 우하하 붉은 해가 되어 떠오른다 환한 빛 비추며 빛으로 끝없이 떠오른다 내 눈 속에서 우하하 붉은 해 기막히게 웃으신다 어둠아 어둠아 우하하 붉은 해 연신연신 웃으신다 우하하
'다시 보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담외 1편 / 김경주 (0) | 2008.11.14 |
---|---|
배꽃 / 안도현 (0) | 2008.11.14 |
석류 / 이문재 (0) | 2008.11.14 |
숭례문 / 강인환 (0) | 2008.11.14 |
가을 식사 / 최금녀 (0) | 2008.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