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박성민]'문자와의 사랑
심심하면 자전거를 타고 소양강 돌다리까지 달렸다 강변에 먼저 와 있던 문자는 조용히 앉아 막 피어난 안개로 손을 씻고 있었다 나는 물풀처럼 흔들리며 흐르는 물살이 입은 햇살이 부러웠다 강 건너 우두동의 저녁을 향해 문자는 어른처럼 익숙한 휘파람을 불었다 나는 그녀가 알아듣지 못하게 잠긴 목소리로 처음 `그대'라고 불러 보았다 저녁 강이 비치는 하늘은 깊은 분지를 향해 흘러갔다 나는 역 광장에서 서성이며 미군부대 헬기가 뜨기를 기다렸다 담 밖 꽃 진 나무들이 어떻게 바람소리를 내는지 궁금했지만 서울로 가는 길이어서인지, 기적소리 길게 레일을 벗어날 때 검은 안개 본 적 있니? 미군부대 녹슨 철조망에 기대어 헝클어진 머리 문자는 짓궂게 웃기만 했다
80여편이 예선을 거쳐 올라왔다. 대체적으로 해석되고 존재하는 세계를 전달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특이할 만한 것은 응모자 연령대가 상당히 낮아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이다' 할 만큼 눈에 띄는 작품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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