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백수문학신인상 당선작] 박경화
허공에 기대다(憑虛)
-현진건의 집 터
어설픈 눈썰미가 헤매 돌다 찾은 골목
탁류를 건너가던 한 시인의 허기를 채운
담 밑에 웅크린 샘터
너겁에 묻혀 있다
묵은 낙엽 덤불 아래 새끼 밴 몸 숨겨 놓고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낯선 발길 경계한다
빈처*의 코 닳은 신발
끄는 소리 들은 듯이
무젖은 생 열람하듯 번지는 먹빛 하늘
일장기 지우던 손, 못다 채운 원고지가
행간을 펄 펄 펄 난다
흰 두루막 깃을 턴다
길 위에서 길을 잃어 허공에 기댔을까
소용돌이 물굽이에도 끝내 젖지 않은 옷깃
서녘에 푸른 별 하나
양각으로 빛난다
*현진건의 단편 소설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이순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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