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링
손현숙
소리는 뼈대입니까? 메아리가 지워져요
色을 벗어버렸거든요
돌아가야지요, 속절없이 몸을 밟아야 해요
작고 요염하게 달랑거렸던 귀고리, 농담처럼 흔들려요
말레이시아의 세노이 부족은 꿈속에서 호랑이 울음을 들으면 아침에 호랑이를 잡으러 밀림으로 간대요
안에서 진 빚 밖에서 완성해요
햇빛 속으로 스밀 거예요 원피스에 레이스를 달고 발목을 드러낸채
눈 뜨면 길을 잃기도 하겠지만, 그림자를 쌓다보면 살이 오를지도 모르잖아요
뒷모습이 흐린 목소리가 등을 노크해요
함께 새끼도 낳고 살림도 살면서 살짝 늙어도 괜찮아요
양말을 신어야 하는데
아버지가 생시처럼 이름을 불렀어요
—《현대시》201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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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숙 / 199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너를 훔친다』『손』. 사진 산문집 『시인박물관』.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엄정옥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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