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밥
서동욱
입원하면 밥이 나오니까
병원을 밥집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이고
밥집에 대한 그리움도 논할 수 있다
그때 세상을 버리고 입원하자
아파서 입원하는 것은 순수하지 못하고
구원을 준비하는 분에게 욕심쟁이로 비친다
오직 밥 때문에 줄을 서듯
병원도 가야 하며
그때 쌀밥이나 가운처럼 하얗게 될 수 있다
건강에서 건강으로 인생은 진행할 것이고
식사 중에 밥 같은 병도 얻어 죽을 것이다
—격월간《시사사》2017년 1-2월호
--------------
서동욱 / 1969년 서울 출생. 1995년 계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랭보가 시쓰기를 그만둔 날』『우주전쟁 중에 첫사랑』. 현재 서강대 철학과 교수.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엄정옥 원글보기
메모 :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우산의 탄생 / 최영철 (0) | 2017.10.31 |
---|---|
[스크랩] 틈 / 조혜은 (0) | 2017.10.31 |
[스크랩] 붕대의 아들들 / 조인호 (0) | 2017.10.31 |
[스크랩] 우체통 / 박후식 (0) | 2017.10.31 |
[스크랩] 나비 여행 / 박우담 (0) | 2017.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