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닐까
김언희
나는 몸만 여자지 음탕한 남자 아닐까
하이에나 암컷처럼 가짜 음경으로
발기까지 하는 건 아닐까
새끼까지 음경으로 낳다가
번번이 사산(死産)하는 하이에나는 아닐까
먹히는 척하면서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먹히는 것보다 더 빨리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시가 키스방에서 파는 키스는 아닐까
입술만 썰어서 파는 건 아닐까
썰어놓은 해삼 같은 입술* 만
*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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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보고 싶은 오빠』 / 창비. 2016년.
김언희 : 1989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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