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비 한 단
고영민
마루에 앉아 여름비를 본다
발밑이 하얀
뿌리 끝이 하얀
대파 같은 여름비
빗속에 들어
초록의 빗줄기를 씻어 묶는다
대파 한 단
열무 한 단
부추, 시금치 한 단 같은
그리움 한 단
그저 어림잡아 묶어놓은
내 손 한 묶음의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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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 2016년 가을호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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