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신동욱
가지 끝에 피톨을 머금고 삼켜 솟구치는 불의 나팔
밤하늘로부터 일직선으로 날아드는 대답에 귓바퀴를 안으로 돋는 옹골찬 타악기
떨어져 썩은 한 알이 가지에 기어올라 과육을 졸이고 졸여서 쪼그라들어서 샅을 긁고 습진을 털어내고 다시 잎을 틔울 때
끝간 데까지 저를 물리고도 모자라 검붉게 달아오른
핵, 탄착점 없는 열정이 꿈꾸는 희생자 없는 세계의 고요한 哀絶陽.
-『시로 여는 세상』 2013년 겨울호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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