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는 2010년에 보낸 편지입니다.
[한판과 한 판] 안녕하세요.
오늘 아침에 받은 행복한 경영이야기라는 편지에 좋은 글이 있네요.
좋은 사람이라고 믿으면 좋은 사람이 된다 상대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어라. 그러면 그 사람은 반드시 좋은 사람이 된다. 우리가 돌려받는 것은 우리 마음을 투사한 것에 대한 반사임을 잊지 말라. - 맥스웰 몰츠 박사
좋은 글이라 함께 읽고 싶어 소개했습니다. ^^*
제 일터에서 지난 연말에 두 분이 다른 부서로 옮겨가셨습니다. 한 분은 승진해서 가셨고, 다른 한 분은 기획실에 너무 오래 계셔서 이번 참에 연구실로 돌아가셨습니다. 비록 저와 짧은 6개월을 같이 살았지만 저에게 큰 도움을 주셨던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이 가신 뒤 아직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수일 안으로 그분들을 모시고 새로오신 분들과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게 한판 벌여볼 생각입니다. ^^*
오늘은 '한판'을 알아보겠습니다. 쉽습니다. ^^*
'한판'은 "한 번 벌이는 판"으로 한판 승부를 겨루다, 동네에 한판 큰 잔치를 벌였다, 너, 사업 한판 벌여 보고 싶은 생각 없니?처럼 붙여 씁니다. 그러나 '한 판'은 "승부를 겨루는 일을 세는 단위"라는 뜻이므로 씨름 한 판, 바둑 한 판 둘래?처럼 띄어 써야 합니다.
'한잔'과 '한 잔'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잔'은 "간단하게 한 차례 마시는 차나 술 따위"지만, '한 잔'은 술이건 차건 딱 한 잔을 뜻합니다.
한잔/한 잔, 한판/한 판이 좀 헷갈리시면 '한'을 '두'로 바꿔서 써보세요. 그래서 말이 되면 띄어 쓰고, 말이 안 되면 붙여 쓰시면 됩니다. 열받으면 '한판 붙자'고 하지 '두 판 붙자'고 안하잖아요. 저녁때 아내에게 '한잔하고 갈게'라고 하지 '두 잔하고 갈게'라고 하지 않잖아요. ^^*
기획실에서 떠나신 분과 새로 오신 분을 모시고 낼모레 '한판' 벌여 '한잔' 할 생각입니다. 제 곁은 떠나갔다고 '한 판'만 벌이고 '한 잔'만 하면 너무 서운하겠죠? ^^*
고맙습니다.
보태기) 1. '낼모레'는 내일모레의 준말로 "어떤 때가 가까이 닥쳐 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2. 벌리다와 벌이다는 다릅니다. '벌리다'는 둘 사이의 물리적인 간격을 넓게 하는 것이고, '벌이다'는 어떤 일을 계획하여 시작하거나 펼쳐 놓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잔치는 벌리는 게 아니라 벌이는 것이므로, '한판 벌여볼 생각이다'라고 써야 바르고 '한판 벌려볼 생각이다'고 쓰면 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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