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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사라져가는 중국 내 항일유적지 국내에 복원하자

문근영 2016. 9. 10. 01:23

사라져가는 중국 내 항일유적지 국내에 복원하자

항일유적지 복원 계획에 광복회 등 단체 환영분위기

 

  

올해는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던 국치 101돌, 광복 66돌이 되는 해다. 국치일로부터 광복이 되기까지 우리 겨레는 엄청난 고통을 받아야 했다. 치욕의 일제강점기 동안 나라 안팎의 수많은 애국 독립지사가 나라를 되찾고자 전 재산을 털어 넣는가 하면 불철주야 조국광복을 바라며 온몸을 불살랐던 것이다. 당시 삼엄한 감시로 나라 안에서 독립운동을 할 여건 조성이 안 되자 만주를 비롯하여 상해와 중경 따위의 중국 땅은 우리 독립지사들의 무대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독립지사들이 온몸을 바쳐 조국 독립을 위해 뛰던 현장은 이제 서서히 흔적 없이 사라지고 있다. 중국도 개발붐을 타고 여기저기 파헤쳐가는데 당시 조선의 독립운동 현장이 대단할 리가 없을 것이다. 기자는 지난 1월 중국 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간 길을 따라 답사한 바 있으나 선열들이 독립운동을 하던 유적은 이르는 곳마다 하나 둘 변모되어 가고 있었다. 

 

 

▲ 타만 강변의 허물어져 가는 임시정부 청사가 있던 건물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뜻있는 분들은 나라밖의 독립운동 현장인 항일유적지를 나라 안에 복원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왔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에게 나라밖에서 일어났던 독립운동의 역사적 체험을 시켜주기 위해서라도 항일유적지 복원사업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영화 촬영을 위해 지금은 사라진 60년대 거리를 만들어 놓는다든가 용인의 민속촌처럼 초가집과 기와집 따위의 옛 마을을 재현하여 당시의 삶을 이해하는 것은 역사 현장 재현의 성공적인 예이다. 좋기야 모두 비행기를 타고 만주며 서간도의 항일유적지를 직접 다녀오면 좋겠지만 사실상 무리일 뿐 아니라 현지에 가도 그런 유적지는 봄날 눈 녹듯 하나 둘 사라지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강원도 인제 군수 재선거에 나선 김좌훈 후보(무소속)는 그의 출마 공약 제1호로 항일유적지 재현 계획을 내놨다. 인제에는 45만 평의 터에 자동차경기장을 만든다고 토목공사를 하는 곳이 있다. 김 후보는 인제 같은 시골에 자동차경기장은 가당치 않다며, 이 자리에 항일유적지를 복원하여 초중고 학생들이 독립지사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 중경에 있는 임시정부청사 건물터의 허물어져 가는 모습

 

 

   ▲ 중경에 있는 임시정부청사 건물터에 세워진 표지석조차도 낙서로 얼룩져 있다

 

 

이런 소식이 들리자 맨 먼저 대한광복회 나중화 사무총장은 두 손 들어 환영했다. 나 총장은 “그렇지 않아도 국민 특히 초중고 학생들이 독립운동에 대해 관심을 잃어가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항일유적지 복원 계획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국내에 독립기념관 등 몇몇 독립운동 관련 시설들이 생겼지만 이 시설들은 그저 눈으로만 전시된 것들을 볼 뿐 학생들이 직접 독립운동을 체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제군의 산악지형을 활용하여 청산리 전투장을 만들어 놓고 학생들이 직접 흙속에 뒹굴며 당시의 상황을 이해한다면 교육적 효과도 클 것이다.”고 환영했다.

 

또 한국체험학습교육협의회 심순기 사무총장은 “그동안 학생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위해 많은 곳에 다녀봤다. 하지만, 그 어디도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찾지 못했다. 특히 항일운동은 학생들이 가슴에 새겨야 할 곳인데도 체험할 마땅한 곳이 없다. 그런데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까운 인제에 항일유적지를 만든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항일유적지만이 아닌 단군조선부터 우리나라 전체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라는 말로 교육현장의 현주소를 들어 크게 환영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지난 광복절을 기해 여성독립운동가 20인을 기리는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를 펴낸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이윤옥 소장은 “나라에서 훈포장을 받은 남성 독립운동가는 만이 천여 명이지만, 이에 견주어 여성독립운동가는 200여 명에 불과하다. 역사의 조명을 받지 못한 여성들의 독립운동 이야기는 남성들 못지않다. 여성독립운동가와 관련된 체험시설도 항일유적지 안에 만들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된다면 명실상부한 국내 유일의 항일유적 체험장이 될 것이며 인제군에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클 것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 백두산 쏘베차의 백서농장에서 농사일을 하며 군사훈련을 받던 신흥무관학교 졸업생들 의 모습.

현재 신흥무관학교와 관련해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진이다.(민족문제연구소 제공)

 

 

국외의 항일유적지는 돈이 많이 들어 일일이 찾아 가보기도 어렵지만 직접 가본다 해도 사라진 곳이 적지 않다. 실제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김영채(48살, 중학교 교사) 씨는 인제군수 후보의 야심 찬 공약이 이뤄져 천혜의 지리적 자연환경을 활용한 항일유적지 체험장이 꼭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항일유적지 복원 사업이 결실을 보아 역사현장으로서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가볼 만한 명소로 자리 잡길 기대하고 있다.

 

이것은 인제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의 독립정신을 기리는 뜻에서도 꼭 필요한 것이 기에 김좌훈 후보는 어느 후보가 군수에 당선되더라도 꼭 실현해야 할 중차대한 사업이라고 강조한다.

 

요즈음은 앞다투어 체험과 관련된 소규모 전시관이나 박물관들이 들어서고 있다. 유리창 넘어 가지런히 진열된 전시물을 얌전히 바라다보는 것이 과거의 기념관이라면 현대는 체험의 시대이다. 직접 만져보고 두들겨보아야 몸으로 부딪혀보아야 더욱 오래 가슴에 남는다. 이 시대에 맞는 제대로 된 항일역사유적지 복원을 꿈꾸는 강원도 인제군의 야심 찬 계획이 이루어져 청소년들을 책 속에서 끌어내어 드넓은 인제군의 산림 속으로 불러들였으면 하고 바라본다.

 

  

출처 :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글쓴이 : 김영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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