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불 속의 새
이학성
그것은 여전히 덤불 속에 있다
아홉 살 키 작은 소년의 목소리로 운다
눈앞의 잔가지 하나를 들추자
또 다른 가지,
난 덤불에 다가가는 조심스런 발걸음 소리를 기억한다
저무는 숲은 다락만큼이나 고요하다
소년은 다락에 숨어 울었다
차가운 작은 새는
소년의 손바닥 위에서 숨을 멎었다
여전히 울고 있는 덤불 속의 새,
마지막 가지를 들추자 저녁해의 잔광(殘光)이 눈을 찌른다
그것을 찾기에 내 눈은 이제 흐려졌다
난 그치지 않는 소년의 울음을 알고 있다
숲을 깃들이는 어둠의 때에
소년은 다락에서 나와 어디로 갔을까
—《문학 청춘》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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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성 / 1961년 경기도 안양 출생. 1990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 『여우를 살리기 위해』.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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