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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오바마, 한국에 오면 근정전을 먼저 보게 하라

문근영 2016. 3. 14. 00:31

 

오바마, 한국에 오면 근정전을 먼저 보게 하라

도서출판 뜨인돌, “경복궁답사 프로그램” 열었다

 

 

 

 

▲ 근정문 앞에서 박현모 박사에게 시작하는 말을 듣는 아이들과 학부모들 ? 김영조

 

 

얼마 전 드라마 “대왕세종”이 인기리에 방영되었었다. 그런데 “대왕세종”이 방영되자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비밀 연구소는 어디에 있었나요?”, “세종 때 정말로 신기전이라는 신무기가 개발되었나요?”, “그런데 장영실은 어떻게 죽었나요?” 등의 다양한 질문이 시청자들에게서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그걸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경복궁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세종국가경영연구소와 ≪노빈손, 세종대왕의 화포를 지켜라≫를 최근 펴낸 도서출판 뜨인돌 주최로 지난 11월 22일 오전 10시, 오후 1시, 오후 3시 모두 세 번에 걸쳐 “경복궁에서 만난 세종대왕 리더십“이란 주제로 경복궁답사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 프로그램을 이끈 사람은 ≪세종처럼: 소통과 헌신의 리더십≫의 저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박현모 박사였다.

 

답사는 경복궁의 뒤쪽 ‘열상진원’으로부터 시작되는데, 강의를 맡은 박현모 박사는 경복궁을 ‘과학의 공간’(장영실), ‘토론의 공간’(황희), ‘무예의 공간’(최윤덕), ‘한글과 문자의 공간’(정인지) 등으로 나누어 그와 관련된 세종대왕과 그의 인물들의 이야기로 풀어갔다.

 

 

 

▲ 수정전 앞에서 세종의 한글 창제에 대한 강의를 하는 박현모 박사 ? 김영조

 

 

 

▲ 사정문 앞에서 박현모 박사는 세종의 토의 방식에 대해 얘기한다. ? 김영조

 

 

열상진원에서 그는 말한다. “물이 모자란 경복궁이었기에 우물을 파 열상진원이라 이름 짓고, 그 물이 흘러 향원정 연못에 들어가게 했으며 다시 경회루 연못과 금천을 거쳐 청계천으로 가게 된다.”라고 알려준다. 또 샘에서 솟은 차가운 물이 바로 연못으로 들어가지 않아 물이 급하거나 차갑지 않게 하여 물고기들을 배려하는 것은 물론 서두르지 않고, 한 번쯤 돌아가 삶의 여유를 갖는 겨레의 슬기로움을 얘기한다.

 

하지만, 그의 강의 중 백미는 사정전에서의 얘기였다. 그는 “세종은 이 사정전에서 신하들과 끊임없는 토론을 했다. 지도자는 다른 이의 말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일을 풀어가거나 아니면 다른 이의 말에 끌려가는 경우를 본다. 그러나 세종은 신하들의 얘기를 경청했지만, 끌려가지 않고 좋은 판단을 했다. 세종임금은 모든 지도자가 본받아야 할 표본이 아닐까?”

 

자경전 뒤 우물 근처에서 했던 해괴제 얘기도 일품이었다. 그는 말한다. “조선시대 나라에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해괴제(解怪祭)’라는 제사를 지냈다. 세종 당시도 경복궁에 부엉이가 울자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며 도성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세종은 해괴제를 지내고 이제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며 백성을 안정시켰다.

 

일을 풀어나가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그 하나는 앞에 막힌 장애물을 그냥 돌파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피하는 것인데 세종은 돌파도 피하지도 않았으며, 대안을 제시해서 어려움을 없애는 슬기로움이 있었다. 세종은 그런 사람이었다.”

 

 

 

▲ 답사 도중 한 아이가 뭘 발견했는지 자신 만의 시간에 몰두한다 ? 김영조

 

 

 

▲ 자경전 뒤뜰 화계에 있는  '달을 머금은 연못'이란 뜻의 함월지(含月池),

여기도 박현모 박사의 재미있는 얘기가 곁들여졌다.  ? 김영조

 

 

그런 얘기를 하면서 그는 미국 새 대통령 오바마가 한국에 오면 근정전 등 위풍당당한 우리 역사와 문화를 먼저 보여준 다음 청와대로 가게 해야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또 그는 사정전 처마 아래에 처진 그물이 “부시”라는 이름을 가졌는데 새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는 귀띔도 해준다.

 

자경전에 서린 왕비의 얘기도 맛깔스러웠다. 그는 목감기에 걸린 상태에서 2시간이 넘는 3번의 강의를 무리 없이 해내는 열의를 보인다. 마지막 강의에선 문 닫을 시간이 되었다며 재촉하는 경복궁 직원들의 성화에도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애를 쓴다. 그는 경복궁이야말로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세대를 초월해 같은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강의실일 거라고 말한다.

 

이날 강의 도중 종종 퀴즈를 내고 알아맞히면 ≪노빈손, 세종대왕의 화포를 지켜라≫ 등 책 상품을 주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 아이들은 왕후의 이름을 거침없이 대는 등 보통 이상의 실력을 갖춰 프로그램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 답사 뒤 참여한 소감을 얘기해준 목동초등학교 3학년 박유지와 어머니 이효순 씨 ? 김영조

 

 

프로그램에 참여한 목동초등학교 3학년 박유지는 “평소 존경하던 세종대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서 참 좋았어요. 이제 더 열심히 노력하여 세종대왕을 닮은 훌륭한 그리고 많은 사람에게 베풀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박유지의 어머니 이효순(39, 목동) 씨는 “아이가 평소에 세종대왕을 참 좋아했어요. 그래서 참여하게 되었는데 설명을 아주 쉽고 재미있게 해주셔서 세종대왕과 경복궁에 대해 많은 것을 공부했습니다. 강의를 들으면서 아이가 세종대왕처럼 다른 사람의 얘기를 경청하되 스스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어요.”라며 흐뭇해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도서출판 뜨인돌 인영아 편집장은 말한다. “≪노빈손, 세종대왕의 화포를 지켜라≫라는 책을 진행하면서 세종대왕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래서 노빈손 독자들이 세종대왕에 대해 좀 더 많이, 여러 가지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세종대왕에 대해 정통한 박현모 박사님을 모시고 경복궁을 답사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번 행사는 날씨가 추워 참석률이 약간 낮았지만 박현모 선생님의 강의가 무척 유익했고, 아이들이 재미있게 받아들인 듯하다. 아이들의 수준이 높아서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전통문화와 역사를 배울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매우 뿌듯하게 생각한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또 이런 의미 있는 행사를 기획해 볼 것이다.”

 

세종임금, 그는 우리의 가장 위대한 위인이다. 그가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글자를 창제한 것

과 많은 치적을 남긴 것도 위대한 인물임을 드러내는 것이지만, 더 훌륭한 것은 절대왕권을 가진        ▲ 도서출판 뜨인돌이 펴낸 책

이가 자신이 아닌 백성을 위해 병치레를 하면서도     ≪노빈손, 세종대왕의 화포를 지켜라≫ ?뜨인돌

 

끊임없이 노력한 것이 아닐까? 경복궁을 답사할 때 우리는 이러한 세종의 백성사랑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을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한 도서출판 뜨인돌 관계자와 강의를 한 박현모 박사에게 우리는 크게 손뼉을 쳐 마지않는다.

 

 

도서출판 뜨인돌 누리집 : www.ddstone.com

출처 :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글쓴이 : 김영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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