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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전통 개그뮤지컬 “재담소리” 들어보세요

문근영 2016. 3. 18. 07:47

 

전통 개그뮤지컬 “재담소리” 들어보세요

[음반평] “백영춘·최영숙의 재담소리”, 신나라

 

 

 

요즘 뮤지컬이 한창 인기다. “맘마미아”는 물론 토종 뮤지컬 “명성황후”도 큰 인기를 끌었었다. 그런데 우리 전통에도 이와 비슷한 곧 개그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는 “재담소리”가 있다.

 

2008년 3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8로 지정받은 재담소리는 서울·경기 지역의 연희예술의 하나로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익살과 해학으로 풀어가면서 소리와 연기로 관객과 하나되는 민속극이다. 예전 장소팔·고춘자로 유명했던 만담은 그저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이 재담소리는 “재주 섞인 말”이라는 의미가 있다. 다시 풀어보면 만담은 개그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재담소리는 개그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다.

                                                              ▲ "재담소리" 음반 표지 ?신나라

 

재담소리는 서울경기소리 마지막 광대라는 박춘재를 통해 꽃을 피우다가 그 맥이 끊길뻔했는데 살아있는 경서도창의 전설 ‘백영춘’을 만나 다시 전승되었다. 그 백영춘은 역시 그의 무릎제자이면서 삶의 반려자인 최영숙과 함께 이번에 신나라(회장 김기순)를 통해 음반을 냈다.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나온 첫 음반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녹음된 재담소리를 보면 장대장타령과 개넋두리, 장사치 흉내 등 세 꼭지가 담겨 있다. 그 가운데 장대장타령은 부잣집 5대 독손인 장대장이 만포 첨사로 부임한 뒤 무당을 부인 삼아 살다가 서울로 돌아온 이후 이를 숨기고 살지만 부인이 우연히 굿판을 보고 신명을 못 이겨 한바탕 놀았는데 이를 허봉사가 알고 장대장에게 알린다고 협박하는 내용이다.

 

또 “개넋두리”는 복날 잡혀먹힌 개의 넋이 무당에게 올라서 개 후손들에게 넋두리하는 내용이다. 개 넋이 놀고 가는 대목은 ‘넋 노랫가락’, 개 넋이 후손들에게 내리는 말(공수)은 ‘공수조’로 부른단다. “장사치 흉내”는 서울 장안의 여러 장사치의 소리를 재담을 섞어가며 흉내 내는 것이다.

 

사설을 보면 익살과 해학은 물론 질펀한 성적 농담도 예사로 등장한다. 그리고 서울경기소리의 맑고 경쾌한 특징이 잘 나타난다. 이 음반에서는 백영춘 소리는 맛깔스럽기는 하지만 조금 힘이 없다. 알고 보니 백영춘은 몸이 많이 안 좋단다. 그래서 서울시 무형문화재 지정과 음반 출시는 때늦은 감이 있지만 아주 적절한 일이라고들 한다.

 

 

 

▲ 재담소리 공연 한 장면     ? 신나라

 

 

단국대 국악과 서한범 교수는 “재담소리는 피곤함에 지쳐 있는 민중에게 이야기와 노래, 춤으로 위안을 주는 소리극이다. 하지만, 남도의 판소리, 서도의 배뱅이굿에 견주면 아직 많이 발전해야 한다. 특히 수많은 명창이 있는 판소리나 이은관이란 걸출한 스타가 있는 배뱅이굿이 크게 발달한 반면 재담소리는 그런 스타가 없어 발전이 안 되었다.

 

그렇게 소리하는 사람이 없어 잊힐뻔한 것을 백영춘이 조각 자료를 가지고 재정립하고 복원한 것이 재담소리이다. 재담소리가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백영춘 덕분이다. 따라서 늦었지만 서울시 문화재 지정과 음반 출시는 크게 환영할 일이다. 다만, 백영춘의 재담소리는 최영숙에 의해서 더 빛이 났다고 말해야 한다. 무릎제자면서 인생의 반려자인 최영숙이 백영춘의 재담소리 정립에 큰 공헌을 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 문화재청 김승국 문화재전문위원은 “재담소리와 판소리는 소리?아니리?발림의 형태로 관객과 호흡하는 종합예술로써 재담소리는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면을 더욱더 부각시키고 발림을 중시하는 한편 판소리는 서사적인 이야기를 다루며 소리를 중시한다. 판소리가 호남의 육자배기토리를 하는 거라면 재담소리는 서울경기지방에서 하는 경토리의 즉 서울식의 판소리라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뮤지컬 정말 좋은 장르이다. 극과 노래와 춤을 아울러 관객의 가슴을 웃고 울리는 뮤지컬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한층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서양 뮤지컬만 좋아하고 우리 전통 뮤지컬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판소리, 배뱅이굿에 이어 재담소리를 즐기는 우리가 되어보자.

출처 :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글쓴이 : 김영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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