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애경
양잿물로 삶아
햇볕에 잘 말린 란닝구처럼
하얗고 보송한 여자
가슴팍에 코를 묻으면
햇빛 냄새가 나는 여자
머리칼에 뺨을 대면
바람 냄새가 나는 여자
잘 웃는 여자
낡은 메리야스처럼
주변 습기를 금방 흡수해
쥐어짜기만 하면 물이 흐르는 여자
잘 우는 여자
편서풍에 날아간 여자
빠른 시냇물에 둥둥 떠 급히 흘러간 여자
오래 입고 여러 번 빨아 얇아진
그 여자
지금 어디?
<2012년 제10회 애지문학상 수상작>
출처 : 수천윤명수시인과함께
글쓴이 : 수천/윤명수&짝꿍 원글보기
메모 :
'다시 보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반음계 / 고영민 /2012년 지리산 문학상 당선작 (0) | 2015.05.20 |
---|---|
[스크랩] 봄밤 / 권혁웅 / 2012년 미당문학상 수상작 (0) | 2015.05.20 |
[스크랩] 책에 담을 수 없는 여자 / 김관민 (2013년 제18회 지용문학상 당선작) (0) | 2015.05.19 |
[스크랩] 수면 위에 빛들이 미끄러진다 / 채호기 / 김수영 문학상수상작 (0) | 2015.05.16 |
[스크랩] 이포나루 / 박정수 / 제2회 최치원 문학상 (0) | 2015.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