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스크랩] 여자 / 양애경(2012년 제10회애지문학상 수상)

문근영 2015. 5. 19. 06:05

여자
 

양애경

 

 

양잿물로 삶아
햇볕에 잘 말린 란닝구처럼
하얗고 보송한 여자
가슴팍에 코를 묻으면
햇빛 냄새가 나는 여자
머리칼에 뺨을 대면
바람 냄새가 나는 여자
잘 웃는 여자
낡은 메리야스처럼
주변 습기를 금방 흡수해
쥐어짜기만 하면 물이 흐르는 여자
잘 우는 여자
편서풍에 날아간 여자
빠른 시냇물에 둥둥 떠 급히 흘러간 여자
오래 입고 여러 번 빨아 얇아진
그 여자
지금 어디?

 

 


<2012년 제10회 애지문학상 수상작>

 

출처 : 수천윤명수시인과함께
글쓴이 : 수천/윤명수&짝꿍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