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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적 거리와 생명기호의 교신交信 - <안개를 열다>와 <이별주의보>

문근영 2015. 5. 18. 22:48

 

시적 거리와 생명기호의 교신交信

       - <안개를 열다>와 <이별주의보>

 

 보편적으로 소외된 이웃에 대한 연민의 정을 거부할 때, 자신의 어두

운 측면shadow을 상대방에게 상호투시 하듯이, 문근영 시인에게 있어

그 같은 결과는 예외일 수 없다. "통증 도려낸 후 새살 돋는 자리/ 빈

축사에 남겨진 아버지가 남긴 눈물에서/ 말끔하게 닦인 밭고랑 하나가/

구제역으로 생겨난 망초 언덕을 가르고 있다// 뜨거운 입김이 안개를

열 듯. - <안개를 열다>"를 통해 놀랍게도 입증되듯, 인간관계에서 갈

등의 부정적 요인을 그 자신도 이처럼 예감하기에 "슬쩍 내린 눈꽃의

더미/ 산과 들의 낮은 곳들이/ 이스트 넣은 반죽처럼 부풀어 오를 때/

무더기 그리운 이름/ 첩첩이 접어놓은 사연을 데리고/ 사람들은 혈육을

찾아간다 - <이별주의보>" 의 보기처럼 '분노, 시기심, 울부짖음, 예정된

이별 등'이 개인적인 그림자의 투사投射로 일어나는 제 현상을, '맞잡았

던 손 뒤돌아보고' 시적 거리를 적당히 유지하면서 미끄러짐의 시학적

접근을 시도하여 '눈물 적셔 입안에 밀어 넣어주는 초코파이가 뜨겁다'

긴장 뒤에 안도감을 안겨주는 그의 시적 특이성은 흥미롭게도 기대 이

상의 생명감을 충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 엄창섭(김동명학회회장,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고문)

출처 : 대구문학 – 시야시야
글쓴이 : 문근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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