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통신(投甁通信)
이가람
이제
내 비소(砒素) 같은 그리움을
천년 종이에 싸
빈 술병에 넣어
달빛 인광(燐光) 무수히 떠내려가는
달래강에 멀리 던진다
먼 훗날
부질없이 강가를 서성이는 이 있어
이 병을 건져 올릴지라도
그 때엔 벌써
글자들이 물에 씻겨
사라져 버렸을 것을 믿는다
끝내 말하지 못한 것이야말로
영원히 숨 쉬는 것
이제
내 비소 같은 그리움을
천년 종이에 싸
빈 술병에 넣어
일찍이 미친 사내 하나 빠져 죽은
달래강에 멀리 던진다
이가림 시인 영랑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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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작가 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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