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2012년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 수상작
y거나 Y / 유지소
나무란 나무는 모두
y거나 Y; 일평생 새총을 만든다
떡잎부터 고목까지 나무는
나무로부터 새를 날려 버리기 위해
y거나 Y; 새총 전문 제조자가 되었다
새는 나무의 도플갱어; 이것은 나만 아는 사실
새는 나무의 육체로부터 유체 이탈한 나무의 영혼
; 이것은 나무만 알고 새는 모르는 사실
나무는 영혼이 육체로 돌아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
유배자처럼 머무는 것을 원치 않는다
고정식 탁자 같은 나무에게
새는 일종의 접이식 의자 같은 것이다
나무 이전에 새가 있었다, 는 말을
나는 한번도 듣지 못했다
단언컨대, 새는 나무 이후에 있었다.
새; 나무에게 새는 뿌리를 탈출한 나무이다
나무; 새에게 나무는 뿌리를 박은 새이다
y거나 Y; 공중에 떠 있는 새의 은자부호
y거나 Y; 공중에 떠다니는 나무의 부표
새는 뿌리를 내리기 위해 나무에 둥지를 틀고
나무는 더 멀리 날아가기 위해 새를 날린다
새는 나무로 돌아오는 힘으로 일생을 살고
나무는 새를 날려 버리는 힘으로 일생을 산다
새가 영원히 나무로 돌아오지 않을 때
나무는 비로소 완전한 나무가 된다
출처 : 작가 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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