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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야기] 이홍장의 외교적 목표

문근영 2014. 8. 26. 06:50

 [이야기] 이홍장의 외교적 목표
  글쓴이 : 김문식 날짜 : 2010-12-24       
 
이홍장(李鴻章, 1823~1901)은 1870년에 직예총독(直隸總督)과 북양대신(北洋大臣)을 겸하면서 청나라 조정의 실력자로 등장했다. 이후 이홍장은 청국의 외교권을 장악하여 외국과의 협상을 주도했는데, 조선의 외교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1879년 7월에 이홍장은 광서(光緖) 황제로부터 밀명을 받았다. 조선을 종용하여 서양 각국과 통상 조약을 맺도록 하라는 명령이었다. 황제는 조선이 일본의 위협으로 수호조약을 맺었지만 양국 사이에 오랫동안 쌓인 원한이 있어 평화롭게 지내기 어렵고, 장차 일본이 조선을 차지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서양 국가들은 조선과의 통상을 원하고 있으므로, 조선이 서양 국과들과 통상 조약을 맺으면 장차 이들이 일본을 견제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홍장은 즉시 조선의 영의정으로 있던 이유원(李裕元)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조선이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서양 국가들과 통상을 함으로써 일본의 위협을 견제하라고 당부하는 내용이었다.

 

일본의 위협을 견제하고자

 

조선 측에서도 반응이 나왔다. 1880년에 영선사(領選使)로 파견된 김윤식은 북경에서 이홍장을 만나 미국과의 교섭 문제를 논의했고, 김윤식이 데리고 온 조선의 유학생들은 천진의 기기국(機器局)으로 가서 근대식 군사 지식과 외국어를 익혔다. 조선에 서양의 과학기술을 도입하여 일본의 침략에 대비하려는 계획에서였다.

 

1881년 2월에 이홍장은 황제에게 조선의 실정을 보고했다. 이홍장은 조선이 동삼성(東三省, 요녕 길림 흑룡강)의 병풍막이 역할을 하는데, 군비가 허술하고 군량도 부족하여 자립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파악했다. 그는 조선 정부가 외교정책을 바꾸어 외국과 통상을 하려고 하지만, 세계정세에 어둡고 근대식 세관의 설치, 세제 등을 잘 모르기 때문에 서양 국가와 조약을 체결하더라도 그들에게 속아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이홍장은 통상조약을 체결한 경험을 가진 마건충(馬建忠)에게 통상장정(通商章程)의 초고를 작성하게 하여 조선으로 넘겨주었고, 조선이 서양 국가와 조약을 맺더라도 중국의 속방(屬邦)이라는 명분을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1881년 12월 광서제에게 올린 글에는 그의 속내가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당시 청국의 정세는 매우 급박한 상황에 있었다. 청국은 이미 두 차례의 아편전쟁을 경험했는데, 1874년에는 프랑스가 베트남을 점거하여 청국의 종주권을 부인했다. 1879년에는 청과 러시아 사이에 국경 충돌이 일어나 이리(伊犁) 조약을 체결했고, 일본은 유구(琉球)를 병합하여 자국의 영토에 편입시켰다. 이홍장은 당시 연해 지역의 6개 성(省)이 외국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조선이 미국과 조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형세가 어려워져 결국은 고립될 것으로 보았다. 이홍장은 청국의 번속(藩屬) 가운데 가장 친한 나라가 조선인데, 조선의 존재가 자국의 안녕과 직결되므로 조선이 지탱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양 국가들과의 조약 체결마다 관여

 

1882년 4월 6일, 제물포에서 조미수호조약이 체결되었다. 이보다 앞서 조선은 미국과 수호조약을 체결할 때 청국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고, 이홍장은 마건충과 정여창(丁汝昌)에게 3척의 군함을 이끌고 미국의 전권대사인 슈펠트(Shufeldt)와 함께 조선으로 갈 것을 지시했다. 조미수호조약을 체결할 때 조선에서는 신헌(申櫶)과 김굉집(金宏集, 후일 김홍집)이 나왔는데, 신헌은 1876년에 일본과 수호조약을 체결했던 인물이었다. 조약이 체결될 때 이홍장이 파견한 마건충과 정여창도 자리를 함께 했는데,『청사고(淸史稿)』에서는 이들이 ‘조약의 체결을 감독했다’고 표현했다.

 

조선 정부가 미국과의 수교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1880년 김굉집이 일본에서 가져온 『조선책략(朝鮮策略)』에서 시작되었다. 이 책은 일본 주재 청국공사관에 근무하던 황준헌(黃遵憲)이 작성했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청국의 외교 정책에서 나온 것이고 그 배후에는 이홍장이 있었다. 이홍장은 미국과의 조약은 물론이고 조선이 서양의 다른 국가들과 수호조약을 체결할 때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이홍장의 외교적 목표는 급박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의 흐름 속에서 조선을 청국의 울타리로 만들어 자국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있었다. 오늘날 중국이 북한을 지지하는 이유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된다.

글쓴이 / 김문식

· 단국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교수

· 저서 :『조선후기경학사상연구』, 일조각, 1996

          『정조의 경학과 주자학』, 문헌과해석사, 2000

           『조선 왕실기록문화의 꽃, 의궤』, 돌베개, 2005

           『정조의 제왕학』, 태학사, 2007 등

 

출처 : 좋은 세상 물꼬 만들기
글쓴이 : 박종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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