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을 오므리는 버릇
김춘순
입술을 오므리는 버릇이 있는 것들은 月에 대한 기억이 있다
달이 찾아드는 저 꽃의 맨 처음 기억들은
환 한 시간에는 늘 오므려져 있다
꽃잎의 어둠들이 떨어지는
환 한 한 낮
어두운 곳에 고여 있는 상처들
어두운 곳과 어두운 것들이 벌어지는 때를 만난다.
그러고도 소멸되지 않는 흉터는 꽃이 된다.
원래 저 꽃의 씨앗은 달에서 떨어졌다
아득한 들녘, 달빛을 말아 쥐던 밤
구멍과 구멍 사이 바람을 부리던 팽팽한 근육들 풀고
달의 흔적을 할퀴던 손톱자국이 굵어져 생긴 저
물소리 나는 흰 상처에
훌훌 뿌려진 꽃의 씨앗
바람의 뒤를 따라 살짝 꽃잎에 드는 시간
내 입술을 다녀온 혀는
변명이란 단어를 백과사전에서 핥는다.
밤에 피었으니
지는 일도 밤에 하겠다.
노란 오줌이 흘러내리는 천변에
황급히 구름바지를 올리는
흰 달.
< 2011 문학청춘 봄호 게재 >
출처 : 다울문학
글쓴이 : 김춘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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