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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까치 신규호 숲속에서 소나무와 참나무가 팔을 뻗어 손잡으려 하네 손가락 끝으로 만나 흔들흔들 비벼대며 허공에 글을 쓰네 가지 위의 산 까치가 그것을 받아 읽네 # “숲 속의 모창가수”인 “산 까치”의 본명은 어치(jay: Garrulus glandarius)랍니다. 다른 새들에게 자신의 경계를 나타낼 때는 “뿌우- 뿌우-”하고 휘파람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구관조나 앵무새처럼 사람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양이 소리는 물론 말똥가리 등 다른 새들의 울음소리를 교묘하게 흉내 낼 줄 아는 우리나라 텃새랍니다. 어치의 학명 중에서 "glandarius"는 “도토리를 좋와 하는”뜻으로 “산 까치”는 참나무 열매를 즐겨 먹는 답니다. 도토리 열매를 여기저기 숨겨두는 습성이 있는 데, 가끔 먹이를 숨겨둔 곳을 깜빡 잊어버리는 바람에 도토리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싹을 틔울 수 있게 되는 거지요. 이동이 불가능한 나무들이 자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전령사인 새들과 열매를 나누는 지혜로운 배려가 멋지지 않나요? “소나무와 참나무가/팔을 뻗어/손잡으려”는 모습에서 나무들도 친구처럼 손도잡고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 군요. “손가락 끝으로 만나/흔들흔들 비벼대며/허공에 글을 쓰”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재주꾼인 “산 까치”가 “소나무와 참나무”의 이야기를 “받아 읽는” 오월의 연초록 숲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보면 어떨까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수 dsseo@shingu.ac.kr)
-'문화저널 21'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