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 홍성란
고슴도치
다 사랑할 거야
다 사랑해 줄 거야
자꾸 결심하는 너는 오늘 괴로웠겠구나
가슴에 가시 박힌다 해도
널 포옹해 줄 거야
# ‘가위손’을 가진 청년이 있었지요. 가위질 잘하는 손재주로 나무들도 온갖 모양으로 만들 수있고, 사람들의 머리도 아름답게 다듬어 줄 수 있고, 고장 난 기계들도 고칠 수 있었지요.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구름을 잘라 눈으로 만들 수 있기도 한 청년이 있었지요. 1991년 개봉되었던 팀 버튼 감독의 가위손(Edward Scissorhands)에 나오는 청년의 이야기랍니다.
그러나 멋진 가위손 기술로 세상을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 수는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포옹 할 수는 없었답니다. 자신의 가위손이 상대방을 다치게 하니까요. “다 사랑할 거야/다 사랑해 줄 거야”라고 말로는 그러면서 마음속에 가위손을 가지고 있어서 상대방을 다치게 하는 건 아닌지요.
정말 사랑한다면 “가슴에 가시 박힌다 해도/널 포옹해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 까요?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신대학교 교수 dsseo@shingu.ac.kr)
-'문화저널 21'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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