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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 아침의 시 / 김영태 - 남몰래 흐르는 눈물 24

문근영 2013. 12. 9. 08:25

이 아침의 시 / 김영태

 

 

 

남몰래 흐르는 눈물 24
 
너는
아프다고 한다
나만큼? 네게 말했었지
너는 아프구나, 남몰래 숨어 있는
우리는 모두 아프구나
가슴과 가슴 그 안에
손을 넣고 있어도
모자라는 듯한 덤덤한
우리가 좋와 하는 그 曲을
듣고 있었어도
'짐노페디' 말야,
그 곡을 만지면 없는
가만히 있으면 있는
뭐랄까 그게....
 
 
# '30년이나 지난 뒤에 배달된 러브레터'를 받는다면 어떨까요? 배경음(BGM :Back Ground Music)의 창시자인 에릭 사티(Eric Satie :1866-1925)가 평생 사랑했던 여인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에게 부치지 않은 채 써놓았던 편지랍니다. 프랑스 표현주의 화가 수잔과 3개월 동안의 격렬했던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음악으로 승화 시키며, 평생을 가난과 독신으로 보낸 그의 음악은 '마치 푹신한 카펫이 덮혀 있는 계단을 오르는 듯' 하며,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듯 깊고도 가슴 저며 오는 슬픔의 고통이 전해져 온답니다.
 
사티(Satie)는 실내에 놓여 있는 친숙하고도 익숙한 소파나 장롱 같은 음악을 추구하여 '가구의 음악'이라고 불리기도 하였으며, 그의 음악 중 '짐노페디(Gymnopedies)'는 고대 그리스에서 나체의 소년이나 남자들이 아폴론을 찬미하여 춤추던 의식을 가리키는 "Gymnopaedic'에서 사티가 만들어 낸 말이지요. 단음으로 연주되는 애조 띤 선율과 그것을 지배하는 불협화음만으로 구성된 음악이랍니다. 마치 오래된 가구처럼 "그 곡을 만지면 없는/가만히 있으면 있는"것만 같은 느낌이지요.
 
'사랑의 기쁨은 어느덧 사라지고 사랑의 슬픔만 남아' "우리는 모두 아프"지요.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난 뒤 우리의 가슴 속엔 "짐노페디"의 선율처럼 사랑의 실체를 만져보려 하면 없지만, 가만히 있으면 있는 존재를 느끼게 되지 않나요?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어 눈물은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 되지만, 저 무심한 사람 중에서 내 눈물에 가슴 젖어들 나보다 더 큰 아픔을 가진 사람이 있을 거라는 것(김영태 시인의 시작 노트 중 일부)".

"너는/아프다고 한다" "나만큼?"

문화저널 21 편집위원 
서대선(신구대학교 교수 dsseo@shingu.ac.kr)

 

 

 

-'문화저널21'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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